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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G8 정상회담에서도 지구온난화는 핵심 의제로 부각되었다. 이제 지구 환경문제는 피부로 느낄 정도로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의 사용 증가는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메탄, CFC, 산화질소 가스의 증가는 온실효과를 통해 지표의 온도를 무려 1.5~4도까지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피부과 의사들 사이에서는 지구 온난화가 피부암 발생을 증가시키고 각종 치명적 피부 감염증의 빈도를 증가시키고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지구온난화, 피부노화와 피부암 발생도 촉진 물론 지구 기온이 올라가는 것과 자외선 양 증가가 동일한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지구 온난과는 간접적인 방식을 통해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 해외 연구진들의 의견이다. 즉, 지구 온난화는 자외선을 흡수/차단하는 구름의 성질과 분포를 변화시키는 한편 고온에 의한 열손상을 유발하여 자외선에 의한 피부 자극을 증대시키므로 결과적으로 피부 노화가 빨라지고 각종 피부암 발생률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자외선은 그 파장에 따라 자외선A, 자외선B, 자외선C로 분류된다. 이중 피부에 직접 영향을 주는 자외선은 자외선A와 자외선B이다. 피부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은 이중 자외선B. 자외선B는 대부분 오존층에서 흡수되고 구름이나 대기 중의 입자에 의해서도 상당 부분 흡수된다. 매우 강력한 자외선이지만 대기를 통해 상당 부분 처리되어 약화된 상태로 지표에 도달하는 셈. 자외선A는 자외선B에 비해 생물학적 작용이 약하지만 구름 등에 의해 많이 흡수되지 않아 대기 중에 매우 풍부히 존재하므로 일광화상, 피부노화, 피부암 발생에 일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흐린 날이라도 오랜 시간 야외 활동을 하였을 때 일광 화상을 입는 것은 바로 자외선A 때문이다. 자외선C는 매우 적은 양 만으로도 피부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파장이 짧아 대기의 오존층에서 철저히 차단되므로 일반적으로는 걱정할 것이 없는 자외선이다. 대기오염으로 인해 오존층 파괴가 가속화되면 자외선C에 의한 피부 손상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지구 온난화 자체와는 별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략..]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하워드 마이바흐 교수의 최근 논문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는 대기의 정상적 자외선 차폐막인 구름의 성상과 분포를 변화시키고 기타 대기의 입자 상태를 변화시켜 이차적으로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양을 증가시킨다. 자외선에 의한 피부 노화 및 피부암 발생이 태양복사열 및 적외선의 "열효과"에 의해서 가속화된다는 사실도 몇 년 전 국내 연구진에 의해 실험적으로 증명된 바 있다 . 이처럼 지구 온난화는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자외선의 피부손상을 촉매한다. 동물실험에서는 온도가 1도 증가하는 경우 자외선에 의한 피부암 발생이 3~7% 증가한다고 한다. 지구온난화, 국내 라임병 상륙과 해수욕장 해파리 급증과도 연관성 높아 피부노화나 피부암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는 생태계의 변화를 일으켜 각종 위협적인 피부 감염증의 빈도를 높인다. 예전에는 해외 논문에서나 볼 수 있던 악성 진드기 감염증인 "라임병"의 국내 증례가 최근 들어 국내학계에도 보고되고 있다. 이 밖에도 동남아 등지에 여행 가서 드물게 경험하던 해파리 쏘임증은 어느 새 국내 서남해안 해수욕장의 일상적인 풍경이 되었다. 한국 남부지역의 대표적 계절성 질환인 "쯔쯔가무시병"이 이제 경기 북부에서도 흔히 관찰되고 있다. 말라리아 감염증도 이제 군부대나 비무장지대의 일만은 아니어서 한국도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금까지는 열대 토착병 정도로 여겨져 왔던 "뎅기열"이나 "리슈마니아증"의 국내 발생도 시간문제라는 것이 피부과 전문의들의 우려 섞인 예측이다. 지구 온난화가 피부의 잔주름과 탄력저하, 검버섯, 더 나아가 피부암까지 초래한다면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닐 터. 심지어 생명을 위협하는 열대성 감염증의 빈도까지 증가한다면 지구 온난화는 내 건강을 위협하는 존재임이 분명하다. / 리더스피부과 노낙경원장 | |